단체 카톡방을 통해 직장 갑질을 고발을 시작으로 함께 고민하던 이들이 민주노조를 설립하고 단체협약 타결까지 이끌어내는 성과를 냈다.

 

27일 노동전문가 241명으로 구성된 모임인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직장갑질119 1호 노조인 보건의료노조 한림대의료원지부가 626일 새벽 임금 및 단체협상에 합의했다.

 

강남, 동탄, 춘천, 한강, 한림대성심병원 등 5개 병원으로 이뤄진 한림대의료원 노사는 간호사 85명 인력충원 및 간호외 부족 인력 충원 기간제 및 의무기록사 면허 파견 노동자 정규직화 20년 이상 8급 재직자 1직급 승급 및 인사제도개선 TFT 운영 임금 총액 6% 인상 조합 활동 보장 등에 합의했다.

 

한림대의료원지부가 설립된 데에는 직장갑질 119가 개설한 단톡방의 역할이 컸다.

 

2017111일 직장갑질119가 출범하고 다음날인 112일 오전 1113, ‘적폐한림청산일송이 카톡방에 나타나 혹시 이 자리에 한림대성심병원 계열 계십니까?”라고 물었고 그는 한정애 의원 및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 터트린 jtbc 뉴스 이후 한림대 재단 인사팀 그 다음날 관련 PC 전부 파기라는 소식을 올렸다.

 

그 때부터 성심병원 간호사, 직원들이 하나 둘 방에 나타나 체육대회, 선정적 장기자랑, 강압적 화상회의, 수당미지급 등 제보가 빗발쳤다. 성심병원 간호사들은 친구와 동료들을 단톡방으로 불러왔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실에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겠다며 제보를 모아달라고 요구했고, 직장갑질119112일부터 117일까지 이메일 19, 카카오톡 오픈채팅 130건을 모아 한림성심병원 갑질보고서를 만들어 의원실에 전달했다.

 

한 언론사에서 보고서를 입수해 행사 동원돼 선정적 춤간호사 인권 짓밟는 성심병원이라는 기사를 내보냈고, 성심병원 직원들이 다시 익명단톡방으로 모여들어 제보를 쏟아냈다.

 

직장갑질119는 한림대성심병원 담당 노무사, 변호사, 담당자를 정하고, 119일 네이버 밴드에 노동존중 한림성심병원 모임을 만들어 카카오톡 방에 성심 직원들을 초대했다.

 

병원 관리자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이름과 연락처를 남겨 신원을 확인했고, 익명을 쓰도록 했다. 이틀 만에 100명이 들어왔고 밴드 가입 인원이 급증하면서 밴드에 새로운 제보와 증거자료들이 차곡차곡 쌓였다.

 

직장갑질119와 보건의료노조는 상습적인 조기출근·야근강요. 악의적인 임금체불 체육대회, 장기자랑, 화상회의 강제동원 장기자랑에서 성적수치심 유발 및 모멸감 업무 중 다친 직원에게 막말, 산재처리 거부, 조퇴신청 거부 시간외 수당 미지급, 봉사활동 강요, 출근시간 전 조회 진행 등의 갑질 사례를 모아 성심병원 갑질보고서를 만들었고, 고용노동부와 면담에서 보고서를 제출하며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다.

 

고용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에 들어갔고 사회적 비난 여론이 집중되자 병원 측은 장기자랑, 화상회의 등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네이버 밴드 노동존중 한림성심병원 모임500명이 넘어갈 즈음인 11월 중순, 병원 직원들은 노조를 결성하자는 제안을 하기 시작했다.

 

춘천성심병원의 극심한 노조 탄압 경험으로 두려움이 있었지만 하나 둘 용기를 내기 시작, 결국 밴드 결성 20일만인 121일 보건의료노조 한림대의료원지부를 결성하게 됐다.

 

직장갑질 119직장갑질119에 제보를 하면서도 신원이 드러날 것을 두려워해 전화번호조차 남기지 못하고, 공중전화로 언론 전화인터뷰에 응했던 노동자들이 노조를 통해 뭉치자 관리자들 앞에 당당하게 서기 시작했다면서 노사 교섭이 결렬되자 쟁의행위찬반투표에서 98%라는 압도적인 찬성을 던졌으며 지난 611일 열린 한림대의료원지부 쟁의조정신청 보고대회에는 500여 명이 넘는 조합원들이 참가해 병원 로비를 가득 메웠다고 밝혔다.

 

병원 갑질을 신고한 용기가 직원들을 불러 모았고, 민주노조 건설에 이어 노사교섭 타결에 이르게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직장갑질119는 현재 5개의 업종별 온라인모임을 운영하고 있고 앞으로 더욱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직장갑질 119에 따르면 보건의료노조는 병원노동자119 익명단톡방을 운영하고 있으며 보육교사모임 밴드에 참여한 어린이집교사 100여 명이 공공운수노조에 가입했고, 방송계 노동자들도 노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제조업, 공공부분 등 직장갑질119로 들어온 노조 결성 제보들은 민주노총 금속노조, 공공운수노조를 연결해 노조 결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직장갑질 119직장갑질을 없앨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바로 노동조합이라는 사실을 한림대성심병원 노동자들이 잘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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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드림] 단톡방 고발서 시작민주노조 설립, 단체협약 타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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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는 직장 갑질괴롭힘을 형법상 범죄로 분류하고 불쾌한 언행, 자해를 포함한 신체적 피해, 자살 충동 등을 야기하는 가해자에겐 최대 징역 10년형까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괴롭힘의 근거는 피해자가 먼저 제시하지만 괴롭힘이 없었다는 입증 책임은 가해자가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관련 법안이 수차례 발의됐지만 각종 빅 이슈에 번번히 밀리면서 아직껏 제정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직장 갑질직장 괴롭힘은 직장에서 직무상 지위나 인간관계와 같은 직장 내 우위를 바탕으로 업무의 적정 범위를 넘어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업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서유정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과 박윤희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조교수가 지난해 4월 발표한 논문 국내외 직장 괴롭힘 관련 법령 및 정책 분석에 따르면 직장 갑질괴롭힘의 유형은 신체적성적 위협, 언어적인 괴롭힘, 개인에 대한 괴롭힘, 업무관련 괴롭힘 등으로 구분된다.

 

논문은 우리나라의 직장 갑질괴롭힘 정도가 평균 조작적 피해율 21.4%, 주관적 피해율 4.3%(15개 산업 분야 근로자 3000명 조사, 2016)로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유럽은 평균 4.1%(유럽근로환경조사, 2010) 수준이었다.

 

직장 갑질괴롭힘을 방지하기 위한 법령을 마련한 국가는 스웨덴, 프랑스, 폴란드, 노르웨이, 벨기에, 캐나다, 호주 등이 있었다. 이 중 호주, 프랑스, 노르웨이는 사법조치를 포함한 강력한 법조항을 통해 직장 갑질괴롭힘을 예방한다.

 

호주는 피해자가 자살한 사건을 계기로 그의 이름을 딴 브론디법(Brondie’s Law)’을 만들고 직장 갑질괴롭힘을 형법상 범죄로 분류한다. 피해자에게 행하는 불쾌한 언행, 자해를 포함한 신체적 피해, 자살충동까지 광범위하게 금지하며 가해자에게 최대 10년의 징역형을 내린다.

 

프랑스는 괴롭힘의 근거는 피해자가 먼저 제시하지만 괴롭힘이 없었다는 입증 책임은 가해자가 해야 한다. 사업주에게 법적 책임이 따른다.

 

노르웨이는 과업과 관련해 근로자가 괴로움을 겪게 되는 행위도 금지한다. 문제가 된 사업장의 업주에게는 최대 2년의 징역 또는 벌금을, 가해자에게는 최대 1년의 징역 또는 벌금에 처한다.

 

스웨덴은 고의적인 업무 관련 정보의 비공유, 고립 유발, 개인 및 가족 비방, 고의적인 업무성과 방해, 부적절하 처벌 및 공격모욕비꼼, 해를 입히려는 의도와 함께 근로자를 관리하는 행위, 모욕적인 처벌행위 등 구체적인 8가지 유형의 행위를 구분해 규제한다.

 

영국은 실제 폭력을 행하지 않아도 형사 처벌될 수 있다. 괴로움을 줄 경우 최대 6월의 징역 또는 벌금, 폭력의 위협을 느낄 때는 최대 5년의 징역이 선고된다.

 

국내에서는 관련 법안이 수차례 발의됐지만 빅 이슈에 밀려 번번히 고배를 마셨다. 20대 국회에서도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에 의해서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하지만 실제 법안 통과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하정호 기자 southcross@segye.com

<공동기획> 세계일보·직장갑질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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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직장 갑질, 호주선 징역 10한국은 아직 법안만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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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이코노미 박홍기 기자> 최근 대한민국은 성추행 등 성범죄 피해사실을 알리는 미투(MeToo) 열풍이 한창이다. 피해를 입은 여성 등이 소셜미디어(SNS)상에서 나도 피해자라는 목소리를 내는 운동으로 서지현 검사가 안태근 전 검사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피해사실을 폭로한 것이 수많은 고발의 도화선이 됐다. 그러나 이는 여성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직장생활 등 위계질서가 있는 곳에서 권한을 가진 강자약자에게 행하는 소위 갑질의 행태로 귀결된다. 문제는 직장내 괴롭힘의 경우 명확한 개념정의조차 없어 마땅한 대처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관련 입법 등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직장내 괴롭힘 당한경험 있다”...73.3%

 

지난달 13일 국가인권위원회와 국회 여야의원이 공동주최한 직장내 괴롭힘 실태 파악 및 개선방안 모색 토론회에서는 특별한 제재나 규제가 없는 직장내 괴롭힘의 정확한 실태파악과 함께 다양하고 구체적인 대응방안이 논의됐다. 인권위가 이날 발표한 실태조사 설문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3.3%가 직장내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행위별로 보면 업무능력이나 성과를 부당하게 낮게 평가하는 경우(43.9%)가 가장 많았다. 외에도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서 힘들고 과도한 업무를 주는 경우(37.6%) 필요하지 않은데도 휴일 등 업무시간 외 업무를 지시하는 경우(37.1%) 정당한 이유 없이 업무와 관련한 생각이나 의견을 무시당한 경우(36.7%)등이 있었다.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한 이들 중 60.3%특별히 대처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대처해도 개선되지 않을 것 같아서’(43.8%)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어 대처했다가 직장 내 관계가 어려워질 것 같아서(29.3%) 특별히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서(20.6%)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서(19.5%) 대처했다가 업무상 불이익을 입을 것이 우려 돼서(19.2%) 대처했다가 고용상 불이익을 입을 것이 우려 돼서(17%)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제 문제를 제기한 경우에도 절반 이상(53.9%)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답했다. 오히려 문제를 삼았더니 업무상 부당한 대우나 불이익을 당했다는 경우가 31.1%나 있었고, ‘비난을 받았다’(29.5%)거나 악의적인 소문에 시달렸다’(26.9%)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직장내 괴롭힘 예방을 위해선 예방교육 및 회사정부 차원 정책수립 필요해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직장내 괴롭힘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방안과, 이미 당한 괴롭힘을 효율적으로 구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예방의 관점에서는 예방교육의 실시 회사차원의 정책수립 정부차원의 정책수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직장내 괴롭힘 예방을 위한) 1차적인 방법은 예방교육이 될 수밖에 없다. 교육은 기본적으로 문화를 개선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라며 조직내부에서 직장내 괴롭힘이 금지되는 행위임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녀고평법에도 직장내 성희롱 예방교육 규정이 있고 학교폭력 예방법에도 (교육을) 법정의무화한 전례가 있다직장내 괴롭힘에 관한 교육은 일종의 인권교육이나 성희롱예방교육 등과 연동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므로 그 부분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예방교육을 법정의무화 하는 과정에서 교육이 내실화되려면 강사의 자격요건 규정, 교육대상의 특성을 반영한 조치, 사업주들의 동기유발 등의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홍 교수는 미국의 경우 성희롱 예방교육이나 직장내 괴롭힘 예방교육이 법제화돼있지 않지만 어느 회사나 열심히 한다. 이유는 예방교육을 안했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그만큼 기업이 많은 부담을 져야하기 때문이라며 우리의 경우 어느 정도 강제하는 것이 불가피하지만 궁극적으로 예방교육이 회사에 이익이 된다고 느낄 정도의 인센티브를 사업주에게 주면 의무화되더라도 내실 있는 교육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사내 정책수립. 홍 교수는 이 부분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직장내 괴롭힘을 어떻게 보고 다룰건지 등을 담아놓은 문서로 일종의 선언이라고 할 수 있다. 내용에는 예방교육도 들어갈 수 있지만 좀 더 포괄적인 내용을 담게 된다. 홍 교수는 국내 공적영역을 보면 여성정책연구원에서 직장내 괴롭힘 예방지침이라는 것을 만든 적이 있고, 코트라에서는 임직원 강령 중에 직장내 괴롭힘 금지조항이 있다어떤 분들은 이런 것 만들어서 뭐하냐는 말씀도 하지만 하기 나름이라고 말했다.

 

특히 사업주나 기업대표처럼 중요 직책을 맡은 사람이 사내에서 직장내 괴롭힘이 있을 수 없다는 분명한 의지를 밝혀주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했다. 그는 실제 성희롱 예방교육을 할 때 회사 대표가 맨 앞에 앉아있으면 교육효과가 굉장히 크다그만큼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다른 구성원들이 우리 회사에서 이런 거 했다가는 큰일 나겠구나하는 경각심을 들게 하는 것이다. 회사에 책임 있는 분들이 이런 식으로 계속 얘기하고 선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일본 모 회사의 직장내 괴롭힘 대책 매뉴얼을 언급하면서 사업주 등이 의지를 선언할 때 구체적으로 들어갔으면 하는 내용을 소개했다. 매뉴얼을 보면 일터 괴롭힘은 중요한 문제다 일터 괴롭힘 행위는 용납하지 않는다 일터 괴롭힘 행위를 방치하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이 있다. 또 최고경영자의 메시지 예시에는 괴롭힘은 인권에 관련된 문제이며, 종업원의 존엄에 상처를 입혀 일터 환경 악화를 초래하는, 묵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단언컨대 당사는 괴롭힘 행위를 용납하지 않으며, 모든 종업원이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안전하고 쾌적한 일터환경 만들기를 위해 대처해 나가겠습니다.’ 등의 내용이 있었다.

 

나아가 직장내 괴롭힘 예방을 위한 정부역할을 강조했다. 홍 교수는 직장 내에서 자율적인 예방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거기에 의존할 수만은 없고 정부의 일정한 개입이 필요하다관련부처에 직장내 괴롭힘 전담기구를 설치해 중앙정부 차원의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광범위한 실태조사를 해야한다고 했다. 정책수립을 위해 노사간 협의체나 부처관련 전문가협의체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일본 후생노동성의 경우 괴롭힘 문제에 대해 원탁회의와 제언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책을 세워왔고 조치를 취해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홍보나 감독 및 관행개선 노력도 정부가 기업을 압박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피해자 구제’...직장 괴롭힘 독자규율 법제화 및 사내·외부기구 개선필요

 

직장내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들을 효과적으로 구제하는 방안은 무엇일까. 홍 교수는 직장내 괴롭힘을 독자적으로 규율하는 법안 사내고충처리시스템 개선 외부기구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현재 국내법상 직장내 괴롭힘을 직접적으로 규율하는 법과제도는 없다. 따라서 괴롭힘이 발생하면 일반 민형사상 절차나 노동법적 구제수단 등이 활용되지만 효과적인 대응방안으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홍 교수는 예를 들어 괴롭힘이 차별에 해당하면 인권위에 진정할 수 있고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면 노동위에 제소할 수 있지만 괴롭힘 전체를 일반적으로 규율하는 구제수단은 마련돼 있지 않다현행 구제수단이 현재 벌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미비한 점이 많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사후적 구제에 의존하는 문제라든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면서 노동자들의 인격과 존엄을 침해하는 행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기법 위반이라고 보기도 애매하고 차별소지도 없는 공백이 상당히 많다이런 부분을 분명하게 규정할 수 있는 입법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직장내 괴롭힘 피해구제를 위한 입법적 개선방안으로 가칭 직장내 괴롭힘 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기존에도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직장내 괴롭힘을 개선하기 위한 근기법 개정안과 산안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간간히 관련 개정 법안들이 올라가긴 했지만 홍 교수는 아예 직장내 괴롭힘만을 규율하는 독자적인 법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기존 입법안들은 근기법 조항을 일부 바꾼다거나 산안법의 일부를 바꿔서 괴롭힘을 포섭하는 형태를 제시했다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위해선 약칭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같은 독립적인 법률형태를 모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에 들어가야 할 필수적 사항으로 목적, 정의, 금지내용, 예방교육 의무화, 국가의 의무, 구제기관 설치와 절차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사내고충처리 시스템을 개선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홍 교수는 사내고충처리 제도는 직장내 괴롭힘을 겪은 노동자들이 사내에서 대응할 수 있는 1차적 수단이지만 지금으로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근로자참여법에 고충처리 시스템에 대한 세부적인 절차방식 등을 세부적으로 규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충처리 제도를 3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하고 명예고충 처리위원을 외부에서 임명해 1차 조사를 담당케 해야한다조직 내 고충처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 인력도 보강하고 그 인력에 대한 체계적 교육을 통해 1차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도 증진시켜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홍 교수는 사내고충 처리기구가 없거나, 있더라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해 외부에도 호소할 수 있는 구제기구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외부기구에는 신속한 개입과 사실조사 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야 하고, 실효적인 구제를 위한 다양한 장치들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현재도 외부기구들이 일부 노동위나 고노부, 인권위에 설치돼있지만 새로운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을 만든다고 했을 때 어느 기관에서 이 문제를 다룰 것 인지는 쉽지 않은 문제라며 장단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차별과 관련해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인권위가 상대적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권위 조치가 권고에 그친다는 한계가 있지만 권고가 받아들여지는 수용률은 80~90%를 상회한다권고자체가 무조건 무력화 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부연했다.

 


직장내 괴롭힘 법제화는 시기상조...“기업이 각자 상황에 맞게 자발적으로 개선해야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박진서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 법제1팀장은 직장내 괴롭힘이 없어져야하는 사회악이라는 기본 틀에는 공감하면서도, 법률로써 강제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직장내 괴롭힘의 사전적 해석은 언어, 신체폭력, 성적관심, 왕따 등을 말하지만 정확한 개념이나 규제방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미미한 수준이라며 이는 직장내 괴롭힘의 발생원인과 양태가 천차만별로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개별사안마다 괴롭힘의 원인과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이것을 범주화할 수 없고, 더욱이 괴롭힘은 근로자가 개인적으로 느끼는 주관적이고 감정적인 판단이라 객관적인 잣대를 대고 보호대상을 설정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박 팀장은 똑같은 행동에 어떤 사람은 왕따를 당한다고 느끼는 반면 어떤 사람은 인지를 못하는 경우도 있고, 또 스스로 다른 사람을 배제하고 선을 긋는 소위 스따’(스스로 따돌림)의 경우도 있다모든 사람의 가치판단이 다르기 때문에 괴롭힘을 판단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굳이 법제화한다고 해도 실효성이 없을 거라는 주장도 했다. 그는 이미 남녀고평법 등 여럿 관련 법률에서 성희롱 금지나 예방교육이 법제화 돼있지만 과연 성희롱을 감소시키는데 실효성이 있었는지 되묻고 싶다최근 알려지고 있는 검찰 내 성범죄 사건의 경우 검사가 법조문을 몰라서, 준법정신이 약해서 발생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이어 성희롱에 비해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모습을 띠는 괴롭힘을 개념 정의해 법률로 문구화 하는 것 자체도 어렵겠지만, 형식적이나마 법제화 한다 해도 성희롱 관련된 법규와 그 실태를 봤을 때 괴롭힘을 예방하고 억제하는데 얼마나 실효적인 장치로 작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물론 법률에 규정될 경우 사용자는 예방교육 등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해야한다는 강제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의의는 있겠으나 이 또한 기업들의 성희롱 예방교육 등의 실태를 봤을 때 형식적이고 요식적인 조치로 그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직장내 괴롭힘을 없애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의가 있을 수 없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도 다만 법률로써 강제하는 것은 괴롭힘이라는 아주 심각한 문제에 대해 우리가 너무 안이하고 가볍게 접근하는 것이 아닌지 되돌아봐야한다. 이로써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너무 막연한 희망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 팀장은 직장내 괴롭힘에 대해서는 각 기업들이 상황에 맞게 자발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직장내 괴롭힘은 장기적인 플랜을 통해 노사모두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개선해나가는 것이 우선돼야할 것이라며 업종, 근로제공 방식, 근로자구성, 고용형태, 노사관계 등 기업마다 상이한 특성을 고려해 각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특성에 맞는 여건을 만들어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제 일부 기업들은 이미 자체적으로 가이드라인이나 매뉴얼을 만들어 자율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도 있다정부는 이같은 사례를 발굴해 홍보하거나 캠페인을 통해 노사가 자율적으로 개선해나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면서 차후 필요하다면 법제화를 통해 강제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가는 것이 직장내 괴롭힘을 해소하는 바람직한 방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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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이코노미뉴스] 직장괴롭힘...방지 법제화 필요 vs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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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애의원은 13일(화) 오후 2시부터 국가인권위원회와 김삼화·이정미·강병원 국회의원과 공동 주최하는 <직장내 괴롭힘 실태 파악 및 개선방안 모색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본 토론회에서는 직장내 괴롭힘 실태와 제보 사례를 살펴보고, 직장내 괴롭힘 예방과 규제방안에 대한 발표 이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토론회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석 부탁드립니다 ^^

[자료집] 직장내 괴롭힘 실태 파악 및 개선방안 모색 토론회.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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